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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일기

내향형 인간이 혼자 유학을 오면 안되는 이유

by PYo 2023.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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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2년차가 느끼는, 내향형 인간이 혼자 유학을 오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정확히는 아래의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이 혼자 유학 오는 걸 말리고 싶은 거다.

(미리 말하자면, 그냥 일기 겸해서 쓰는 거라 횡설수설 + 하소연이 많다...ㅎㅎ)

 


 

1. 사람 사귀는 게 힘든 사람. 

사람 사귀는 게 힘들고 소심한 사람, 놀자고 제안하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은 정말 힘들다.

난 누군가에게 빚 지는 걸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고, 내가 퍼주는 건 괜찮아도 남에게 부탁은 정말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긴 미국이고 난 차가 없다.

그래서 어디를 가고 싶어도 같이 가자고 누군가에게 제안하지 못하고, 그냥 집 학교 집 학교만 하게 된다. 

운이 좋아서 주변에 친구가 있거나 친구를 쉽게 잘 사귀는 사람들은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행복하게 생활한다.

근데 난...그런 걸 잘 못하고 그냥 혼자 지낸다. 정말 외롭고 힘들다.

 

 

 

2. 집순이 + 솔로 + 친구 관계가 매우 좁은 사람

친구 관계가 좁은건 한국에서의 기준이다. 친구 관계가 좁아서 절친이 손에 꼽는 경우 솔직히 유학오면 진짜 외로울 수 있다.

특히 그 절친들이 회사원인 경우 평소에 연락하기 쉽지 않다.

솔로이면 남친이나 여친도 없으니 나와 통화해줄 사람이 없다.

내가 힘들 때 전화해서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그냥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참고 견뎌야 한다.

그러면 마음 안에서 막 불이 나서 미쳐버릴 것 같다. 우울해진다.

 

비혼이 아닌데 솔로인 경우, 더 힘들 수 있다. 생각보다 유학생들은, 특히 대학원생들은 애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와서 사귀는 경우도 정말 정말 많다. 타지니까 외로워서 많이 사귀는 듯하다.

주변에 다들 의지할 사람이 있는데, 난 없으면? 그 사람들을 볼 때마다 좀 부럽다.

 

 

 

 

 

 

3.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

3번은 좀 애매하긴 한데,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가족과 연락 안 하고 살 자신이 있으면 상관없다.

난 어릴 때는 그랬는데, 나이를 먹으니 그렇진 않더라.

그래서 문제가 발생했다. 전화를 하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나도 힘든데, 부모님 이야기 들으며 리액션해야 한다. 그러다 부모님이 먼저 일이 있다며 전화를 끊어버린다.ㅎㅎ

오늘도 그랬는데, 너무 허탈하고 공허하다...

그렇다고 고생해서 돈 버는 부모님한테 이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냥 또...또...혼자 삼켜내고 견딘다....힘들다...

 

 

 

4. 안전에 민감한 사람.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보다 살기 안전한 나라는 별로 없다.

물론 모국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위험한 곳이어도 어디가 위험한지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천지 차이다.

 

미국에 와서 뚜벅이로 생활하니 신경쓸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모르는 길을 가야할 때 신경을 곤두세우고 노숙자가 있는지 없는지, 마약쟁이가 있는지 없는지 살핀다.

있으면 조심해서...눈을 안 마주치고 빠르게 걸어간다.

그리고 미국은 솔직히 걸어다니기 좀 무섭다. 걷는 사람이 별로 없다. 차만 쌩쌩 달리고 혼자 길을 걷는 경우도 많다.

처음엔 정말 무서웠다. 낮인데도 무섭더라...밤엔 걸어다닐 생각조차 안 한다. 정말 깜깜하다...ㅎㅎ

 

버스에도 노숙자들이 엄청 타서 조심해야 한다.

카페에 있어도 노숙자들, 마약쟁이들이 들어온다. 특히 스벅같은 곳 가면 공짜 화장실 쓰려고 그냥 들어오고,

일반 작은 카페여도 엄청 큰 캐리어 같은 걸 들고 들어와서 구걸받은 돈으로 커피사먹고 있다가 나간다. 냄새나고 무섭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신경 쓰이면 그 카페에 가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카페를 개척해야 하지만, 한국만큼 괜찮은 수준의 카페가 많지 않다...

 

 

 

5. 술문화 싫어하는 사람.

주변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미국은 펍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한국에서 술집 가듯이 여기서도 펍을 간다. 행사 때마다 간다.

가서 술 마실 걸 강요하진 않지만 마시는 게 디폴트인 건 사실이다.

그리고 술문화, 펍문화 좋아하는 사람들은  펍에 가서 사람들과 수다를 엄청 떤다. 그리고 금새 친해진다.

난 (한국에서도 별종이여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술집, 펍, 클럽 매우 싫어한다.

이런 행사 빠지고 싶은데 쉽지 않고 어울리기도 쉽지 않다.

  

 


 

위 5가지는 내가 유학와서 왜 이렇게 힘든지 생각해봤을 때 떠오른 것들이다.

적다보니 그냥 내가 사교적이지 않아서, 외로워서 생긴 문제 같기도 하다.

근데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한번 적어본다.

혹시 고민하고 있다면 한번 참고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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